Weekend in Italia da Roma

로마에서 기차로 떠나는 가을 주말 여행지 세 곳

로마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떠나는 완벽한 주말 여행 준비법. 나폴리, 볼로냐, 피렌체 추천 일정과 실용적인 팁을 소개합니다.

로마에서 기차로 떠나는 가을 주말 여행지 세 곳

로마의 10월은 날씨가 독특합니다. 로마 사람들이 '오토브라타(ottobrata)'라고 부르는 특유의 황금빛 햇살이 내리쬐지만, 저녁이 되면 공기가 제법 쌀쌀해지고 해도 눈에 띄게 짧아집니다. 로마에 5~6일 이상 머무신다면 주말을 이용해 잠시 다른 곳으로 떠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많은 여행객이 이동이 복잡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까 봐 여행 내내 한 도시에만 머무는 실수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로마는 지리적 위치가 훌륭하고, 무엇보다 고속철도망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Roma Termini 역이나 Roma Tiburtina 역에서 기차를 타면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이탈리아의 다른 대도시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렌터카를 빌려 고속도로 정체와 씨름하거나 공항에서 지루한 보안 검색을 거칠 필요도 없습니다.

로마에서 출발해 1박 2일로 다녀오기 좋은 대표적인 여행지로는 나폴리, 볼로냐, 피렌체가 있습니다. 세 도시 모두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죠. 거의 매시간 운행하는 직행 열차가 있어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48시간 동안 만나는 나폴리

중간 정차역이 없는 직행 열차를 타면 남쪽으로 약 1시간 10분 만에 나폴리에 도착합니다. 열차는 Piazza Garibaldi 광장과 바로 연결되는 Napoli Centrale 역에 정차합니다. 이른 아침에 도착했다면 역 근처 골목길에 있는 유서 깊은 빵집 Attanasio에 먼저 들러보세요. 갓 구워낸 따뜻한 스폴리아텔라(바삭한 '리차'나 부드러운 '프롤라' 중 선택 가능)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나폴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리가 허락하는 한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것입니다.

가을의 나폴리는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가 좁은 골목길을 걷는 일이 더 이상 체력 테스트처럼 느껴지지 않아 여행하기 좋습니다. 구시가지를 반으로 가르는 유명한 길인 Spaccanapoli에서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이 길을 따라 걷다가 Sansevero 예배당에 들러 정교한 대리석 조각상을 감상하거나, 일 년 내내 장인들이 예수 탄생 기념 인형(프레세페)을 만드는 San Gregorio Armeno 거리로 발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12월이 되면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어지기 때문에 10월은 이 거리를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오후에는 Piazza del Plebiscito 광장으로 걸어가 Palazzo Reale 왕궁을 둘러보고 Teatro San Carlo 극장도 구경해 보세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응회암을 깎아 만든 지하 터널을 탐험하는 실내 코스가 좋은 대안이 됩니다. 동선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주요 명소를 둘러보려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도록 체계적으로 짜인 itinerario classico per scoprire Napoli in due giorni 일정을 참고해 계획을 세워보세요.

점심 식사를 할 때는 코팅된 메뉴판을 보여주며 호객 행위를 하는 지나치게 관광지스러운 식당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골목길에 있는 오래된 튀김 전문점(friggitoria)에서 모둠 튀김 한 봉지를 사 먹거나, 단돈 몇 유로로 즐길 수 있는 현지 최고의 길거리 음식인 피자 아 포르타폴리오(접어 먹는 피자)를 맛보세요.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하고 싶다면 Quartieri Spagnoli의 소박한 식당들을 추천합니다. 격식 없는 분위기에서 감자와 프로볼라 치즈를 넣은 파스타 같은 전통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볼로냐: 선술집과 회랑의 도시

북쪽으로 가고 싶다면 Roma Termini 역에서 기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볼로냐가 좋습니다. Bologna Centrale 역은 역사 지구와 가까워 Via dell'Indipendenza 거리를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중심가에 닿습니다. 볼로냐는 대학 도시이기 때문에 늘 활기가 넘치지만, 일반적인 관광 도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볼로냐는 회랑(포르티코)으로 유명하여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도 비를 맞지 않고 걸어서 도시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은 Piazza Maggiore 광장으로, 이곳에 Basilica di San Petronio 성당과 Nettuno 분수가 있습니다. 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중세 시대 시장 골목인 Quadrilatero가 나오는데, 살라미, 치즈, 생파스타를 파는 가게들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벽에 난 작은 창문 너머로 물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숨겨진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Piella 거리도 꼭 들러보세요.

가을은 볼로냐 요리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따뜻한 국물에 담긴 토르텔리니(tortellini in brodo)나 볼로냐식 라구 소스를 얹은 탈리아텔레를 주문해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죠. 옛 선술집(osterie)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으로 가보세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전통 식당 정보를 담은 guida gastronomica per i ristoranti bolognesi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Musolesi 거리에 있는 유서 깊은 식당 Da Vito는 볼로냐 음악의 황금기 기억을 간직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 소화를 시키고 싶다면 Basilica di San Luca 성당으로 올라가 보세요. 성문 밖에서 시작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회랑 길은 약 4킬로미터 동안 이어집니다. 길 전체에 지붕이 덮여 있어 걷기 편하며, 10월이면 붉고 노랗게 물드는 주변 언덕의 가을 단풍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걸어서 둘러보는 피렌체

피렌체는 로마에서 기차로 단 1시간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Firenze Santa Maria Novella 역에서 내리면 주요 명소까지 걸어서 금방 갈 수 있습니다. 다만 피렌체는 가을에도 관광객으로 매우 붐비는 편입니다. 따라서 혼잡한 시간대에는 뻔한 관광 코스를 피하고 아침 일찍 움직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약도 없이 Galleria degli Uffizi 미술관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대신, 아침에는 Ponte Vecchio 다리를 지나 아르노강 건너편인 Oltrarno 지역으로 산책을 떠나보세요. 이 동네에는 길가 공방에서 작업하는 장인, 복원가, 가죽 공예가들의 작업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관광객의 손때가 덜 탄 피렌체 본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비싼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피렌체의 멋진 전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Piazzale Michelangelo 광장 바로 위에 있는 San Miniato al Monte 성당까지 걸어 올라가 보세요. 오르막길이라 조금 힘들 수 있지만, 흰색과 녹색 대리석으로 장식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외관과 고요한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여정입니다. 늦은 오후에 방문하면 중세 지하 예배당에서 울려 퍼지는 수도사들의 그레고리오 성가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빠르고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Piazza del Duomo 광장 주변의 카페는 피하세요. 대신 San Lorenzo 지구에 있는 Mercato Centrale 중앙시장으로 가보세요. 1층에는 고기, 치즈, 채소를 파는 전통 상점들이 있고, 2층에는 넓은 푸드코트가 마련되어 있어 내장 버거인 람프레도토(lampredotto)부터 올리브오일을 뿌린 토스카나식 스키아차타(schiacciata) 샌드위치까지 다양한 현지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기차 여행 준비하는 법

로마 근교로 주말여행을 계획할 때는 과도한 지출을 막고 일정이 꼬이지 않도록 몇 가지 사항을 미리 챙겨야 합니다.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고속열차 표를 당일에 역에서 바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열차 요금은 항공권과 비슷해서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고, 특히 관광객과 귀가하는 현지인들이 몰리는 10월 주말에는 좌석이 금방 매진됩니다.

다음은 열차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유용한 정보입니다.

  • 대도시 간 이동 시에는 자주 운행되고 쾌적한 주요 고속열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 출발 3~4주 전에 미리 예매하면 당일에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절반 가까이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 철도 회사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시간표와 요금을 비교해 보세요.
  • 짐이 많거나 비행기 탑승 전 마지막 몇 시간을 로마에서 보내야 한다면, portale ufficiale di Turismo Roma에서 제공하는 수하물 보관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주요 역 근처의 안전한 보관소를 찾아 짐 없이 가볍게 다닐 수 있습니다.
  • 완행열차(treno regionale)는 요금이 훨씬 저렴하지만 모든 역에 정차하기 때문에 시간이 두세 배 더 걸립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라면 고속열차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시간을 아끼는 편이 훨씬 이득입니다.

주말 동안 다녀올 도시는 딱 한 곳만 선택하세요. 이틀 동안 피렌체와 볼로냐를 모두 보려고 욕심을 부렸다가는 기차 창밖으로 풍경만 대충 훑어보게 되어, 피로만 쌓이고 각 도시의 진짜 매력은 제대로 경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블로그로 돌아가기